민필리아: 당신들이 쫓던 크리스탈 강탈사건과

빈민 납치사건의 실마리가 잡혔어요.

민필리아: 사제 행세를 하던 언거스트라는 상인 아시죠?

사건의 흑막인 아말쟈족과…… 거래를 할 예정이었다고

그가 자백했어요.

민필리아: 아말쟈족은 아직 언거스트가 체포당한 걸 몰라요.

다음 거래가 절호의 기회가 되겠죠.

민필리아: '불멸대'는 그 현장을 덮칠 생각이라고 하더군요.

민필리아: 그래서 말인데, 당신이 이 작전에 동참해주면 좋겠어요.

'새벽의 혈맹' 대표로서 말이죠.

민필리아: 산크레드는 다른 일이 있어서 늦게 합류할 거예요.

"내 몫도 남겨 둬"라고 하던데요.

후후…… 정말 신뢰가 두터운 모양이에요.

민필리아: 나도 당신을 믿기에 이 중요한 임무를 맡기는 거예요.

준비가 다 되면 '마른뼈 야영지'에서 대기 중인

불멸대와 합류해주겠어요?

민필리아: 호전적인 아말쟈족이니 아무리 기습이라도

맥없이 항복하진 않을 거예요…….

당신의 힘이 필요해요.


불멸대 중사: '새벽의 혈맹'에서 온 사람인가?

기다렸다. 작전 개시가 얼마 남지 않았어.

불멸대 중사: 이번 작전의 목적은 아말쟈족을 사로잡아

납치된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행방을 캐내는 것이다.

불멸대 중사: 일전에 체포한 상인 '언거스트'를 미끼로 내세워

멋모르고 거래 장소에 나온 아말쟈족을

덮칠 예정이다. 거친 수단도 불사해야겠지.

불멸대 중사: 기습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은

들개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소수 정예뿐이다.

자신이 없다면 여기서 승전보를 기다리도록.

불멸대 중사: ……그럴 마음은 없는 것 같군.

그렇다면 속히 '보이지 않는 도시'로 가서 대기하라.

불멸대 중사: 이번 작전을 성공시켜 아말쟈족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

반드시 파헤치고 말 것이다!


불멸대 중사: 미끼 역할인 상인은 어떻게 됐지?

불멸대 이병: 이미 자리에 배치했습니다.

불멸대 중사: 좋아. 아말쟈족과 접선하는 순간 단숨에 제압한다.

납치된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불도록 만들어주지.

불멸대 이병: 옛!

언거스트: 으아아악!

아말쟈족 전사: 무슨 일이오!?

불멸대 이병: 이, 이봐…….

어째 분위기가 이상한데…….

언거스트: 크크큭……!

캬캬캬캬캬캬!

배신한 불멸대원: 하하핫!

배신한 불멸대원: 이런이런, 자기 부하가 어떤 놈인지는

미리 잘 파악해두었어야지!

자, 제압당하는 건 바로 너희들이다!

언거스트: 우리가 지금까지

어떻게 불멸대의 경비를 뚫고 거래해왔는지

이제 알겠나?

배신한 불멸대원: 그야 우리 '라우반 국장님'께서 작전방침을 하달하는 자리에

항상 나도 있었으니까 말야! 병력이 어디를 어떻게 이동할 지

꿰고 있으니 식은 죽 먹기더군! 하하핫!

언거스트: 정말 멍청한 놈들이라니까!

캬캬캬캬캬캬!

배신한 상인: 그럼 이제…….

배신한 불멸대원: 같이 가주셔야겠어.

뒤처리는 알아서 해 주쇼, 아말쟈족 양반들.

배신한 불멸대원: 헤헤헷!

얌전히 있어!

불멸대 이병: 위험해!

배신한 상인: 끌고 가.

배신한 불멸대원: 너희들도 빨리빨리 걸어.

불멸대 중사: 이런 매국노 같으니…….


아말쟈족 전사: 헛된 인생을 사는 네놈들에게 삶의 의미를 내리리라!

우리의 신에게 그 육체를 바칠지어다!

그것이 바로 네놈들의 명예가 되리니!

불멸대 이병 뎀스: 아무래도 저 도마뱀 놈들이

우릴 '야만신 이프리트'에게 제물로 바칠 생각인 것 같은데…….

사로잡힌 불멸대 이병: 정신이 드십니까.

……보시다시피 최악의 상황입니다.

사로잡힌 불멸대 이병: 아말쟈군 진영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아요.

뭔가 준비하느라 부산스러운 것 같은데

그게 끝나면 우리는 아마…….

사로잡힌 불멸대 일병: 노, 놈들은 우릴 본보기로 잔인하게 죽일 거야…… 그렇지!?

죽기 싫어…….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……!

불멸대 이병: 이봐…… 대답하지 말고 들어.

이 물가는 마른뼈 황야의 늪 지대와 이어져 있어.

하지만 이 인원이 다 도망치면 분명 들키겠지.

불멸대 이병: 그러니 너 혼자 여길 빠져나가서

동료들과 함께 우릴 구하러 와주지 않을래?

불멸대 이병: 무사히 빠져나가면

마른뼈 황야에 있는 내 파트너를 찾아가.

다시 여기로 돌아오려면 길 안내가 필요할 테니까.


불멸대 이병 아달라: 당신은……!

설마 아말쟈족에게 붙잡힌 동료들을

구하러 가시려는 건가요!?


불멸대 중사: 빌어먹을……! 아무래도 우리를

'야만신 이프리트'에게 제물로 바치려는 것 같아.

어차피 죽는다면 싸우다 죽고 싶군…….

불멸대 중사: 크윽…… 불멸대에서 배신자가 나오다니.

우리의 긍지는 이미 땅에 떨어졌는가……!

불멸대 중사: 자네까지 끌어들여 미안하군.

다 내가 부하를 보는 눈이 없는 탓이야…….

불멸대 이병 뎀스: 아무래도 저 도마뱀 놈들이

우릴 '야만신 이프리트'에게 제물로 바칠 생각인 것 같은데……

너…… 설마 야만신하고 싸우려는 거야?!

불멸대 이병 뎀스: '불꽃신의 제단'은 지옥 같은 곳이라고 하던데.

하필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…….


아말쟈족: 신이시여, 우리의 맹세를 받으소서…….

신이시여, 우리의 기원을 이루소서…….

신이시여, 우리에게 자비를 내리소서…….

테무그 조: 창세의 업화를 두른 용맹한 신이시여!

우리 조상에게 '전사의 불꽃'을 내리신

지고하신 신이시여!

테무그 조: 화염신 이프리트여, 강림하소서……!

테무그 조: 신이시여…….

저들은 신을 모르는 어리석은 자들이옵니다.

테무그 조: 성스러운 불꽃으로 삿된 마음을 불태워

새로이 '신도'로 삼으시옵소서!

불멸대 중사: 젠장…….

아말쟈족 전사: 저 자들도 끌어내라!

천하디 천한 인간 놈들!

배신한 상인: 아야야야…….

배신한 불멸대원: 이건 말이 다르잖아!

이 자식들! 제기랄……!

아말쟈족 전사: 우리의 비책이 드러난 것은 그대의 실책!

따라서 그대의 영혼 또한 불태워야 할 것이오!

배신한 상인: 사, 사람 살려!

이프리트: 어리석은 인간들이여…….

내 성스러운 불꽃으로 그 혼을 불사르리라!

이프리트: 나를 섬기며 나에게 기도하라. 나를 갈구하라!

그 갈망이…… 영혼의 통곡이…….

내 불꽃을 더욱 용솟음치게 하리니!

불멸대 중사: 우리의 위대한 신…… 이프리트 님…….

불멸대 이병: 부디 소원을 들어주십시오…….

배신한 불멸대원: 지고하신 이프리트 신이시여…….

테무그 조: 으음…… 기이하도다…….

어찌하여 그대의 영혼은 불꽃에 휩싸이고도

'신도'가 되지 않는 것이지!?

테무그 조: 설마…….

테무그 조: 네놈들은 설마 다른 신의 축복을 얻었는가!?

어리석은지고……! 조악한 신에게 영혼을 팔다니!

이프리트: 다른 신의 축복을 받은 자에게

이 몸의 축복이 닿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…….

이프리트: 그러나 그대의 영혼에 다른 신의 영향은 보이지 않는다…….

이프리트: 성가신 일이로고…….

신내림도 없이 어디서 축복을 얻었는가!

이프리트: '하늘사도'가 경고하던 '신 없는 축복'인가…….

좋다. 화근이 남지 않도록 말살해주마…….

잘 가거라, 신을 모르는 인간이여!


산크레드: 괜찮아!?

산크레드: 미안해, 내가 늦게 왔지!

아말쟈 놈들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걸렸어.

산크레드: 쳇!

산크레드: 휴우.

산크레드: 인질은 무사히 구출했어.

역시 국장님 직속의 '블러드손 부대'는 강하더군.

산크레드: 저놈들한테는 물어볼 말이 많은데.

적어도 손톱 대여섯 개는 각오해야 할 거야.

산크레드: 미안해. 첫 작전부터 이렇게 고생을 시키고…….

산크레드: 이런. 이야기는 나중에 해야겠는데.

우리도 빨리 도망치자!

불멸대원: 이쪽입니다!


네로: 야만신 '이프리트'라…….

네로: 생각보다 수치가 안 나오는걸.

울다하 놈들, 잘 틀어막은 모양인데.

???: 넬의 제VII군단이 5년 전에 남긴 정보였으니

애초부터 믿을 만한 게 못 됐지.

???: 게다가 본국의 정세가 혼란스러운 지금

조사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……

자기 눈으로 직접 본 것 외엔 섣불리 믿어서도 안 돼.

네로: 어휴.

리위아는 말하는 것도 가차없구만.

리위아: 이제 그만 철수하자.

어차피 구식 마도 계측기로는 이게 한계야.

네로: 이 정도 힘이면 계측할 필요도 없었지만…….

어쨌거나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니까

만족해야지, 뭐.

네로: ……아까 그 모험가는 어쩔 거냐?

놈이 가진 힘은 나중에 큰 위협이 될걸.

리위아: 관심은 있지만 나중에.

적어도 아직까진 방해될 정도는 아니니까.

리위아: 그보다……

네로, 당신은 빨리 임무부터 완수하도록 해.

가이우스 님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.

리위아: 자꾸 늑장 부리면……

리위아: 죽일 거야.

네로: 와.

저 여자 무서워 죽겠네, 진짜.

네로: 사랑에 빠진 여자는……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건가?


산크레드: 대충 따돌린 것 같은데…….

믿었던 야만신이 쓰러졌으니

아말쟈족도 멀리까진 쫓아오지 않을 거야.

산크레드: ……미안하다.

야만신 이프리트가 현신할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

결국 널 혼자 싸우게 하는 꼴이 돼버렸어.

산크레드: 인질도 구출은 했지만

신도화가 돼버렸으니 이제…….

산크레드: 아니…… 우선 네 활약부터 칭찬해야겠지.

야만신을 처치하다니. 웬만한 모험가는 할 수 없는 일이야.

산크레드: 넌 정말로 강해. 어쩌면 네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.

Ortin…….

넌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지가 될 거야.

산크레드: 네 활약을 민필리아에게도 전해줘야겠어!

전령 노릇이라도 하게 해줄래?

어차피 난 이번엔 손가락이나 빨고 있었으니까.

산크레드: 넌 조금 쉬었다가 모래의 집으로 와.

일이 어떻게 돌아간 건지 너도 설명을 들어야지.


새벽의 혈맹원: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…….

잘 왔다, Ortin!

새벽의 혈맹원: 방금 전에 산크레드 씨도 돌아왔어.

지금 안에서 민필리아 님과 이야기 중이야.

새벽의 혈맹원: 너도 어서 들어가!

영웅의 귀환이잖아. 다들 기뻐할 거야.


산크레드: 미안해, 민필리아.

내가 있었는데도, 그 녀석을 위험에 빠뜨리고 말았어.

산크레드: 게다가 야만신 '이프리트'와 싸우게 만들다니…….

산크레드: 결국 이번 사건은 그 녀석이 다 해결한 거야.

나한테 맡기라고 큰소리를 쳐놓고. 부끄럽다, 진짜.

산크레드: 그 녀석을 위해서 나도 뭔가

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…….

민필리아: 산크레드…….

민필리아: 어서 와요!

산크레드: 고생이 많았어.

민필리아에게 간략하게 보고를 마친 참이야.

민필리아: 산크레드에게 들었어요.

역시 아말쟈족의 목적은

야만신 '이프리트' 소환이었군요…….

산크레드: 이번 의뢰는 크리스탈 강탈,

그리고 빈민 납치라는 두 가지 사건이었어.

산크레드: 사실 이런 사건은 울다하에만 국한된 일이 아냐.

공표되지 않았을 뿐이지, 림사 로민사나 그리다니아에서도

일어나고 있지.

민필리아: 이게 당신이 이해해주길 바랐던

'야만신 문제'의 일각이에요.

산크레드: 먼저 크리스탈 강탈사건…….

상단을 습격해 크리스탈을 강탈한 이유.

산크레드: 야만신이 움직이려면

생명의 원천인 에테르가 필요해.

야만신의 힘이 강할수록 더 많은 양이 필요하지.

산크레드: 야만신 '이프리트'정도 되면

공기 중에 떠도는 에테르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

크리스탈을 쓰는 거야.

산크레드: 크리스탈은 에테르가 결정화한 것이니

이걸 직접 삼키면

대량의 에테르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거든.

민필리아: 그래서 야만신이 얽힌 사건은

크리스탈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요.

산크레드: 그리고 납치사건…….

울다하 빈민굴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졌죠.

산크레드: 야만신은 본디 눈에 보이지 않는 허상 같은 존재.

즉 원래는 '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존재'지.

민필리아: 야만신은 본래 변경에 뿌리내린 야만족이

수호자로 숭배하는 전설 속 존재 같은 것이었어요.

민필리아: 하지만 세계의 이치가 흔들리면서

야만신을 신봉하는 자들이 '신내림'을 시작했고

땅 위에 실제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됐죠.

민필리아: 야만신은 사람들의 기도와 소원 속에서 탄생하고 성장해요.

기도하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야만신의 힘 또한 강해지죠.

산크레드: 야만신은 힘을 불리기 위해

사람들을 세뇌해서 '신도'로 만들지.

그렇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거야.

민필리아: 당신이 야만신의 신도가 되지 않았던 건

당신이 가진 힘 때문이에요.

민필리아: 나와 당신이 가진 능력, '초월하는 힘'.

이 힘을 가진 사람은 야만신의 세뇌가 통하지 않아요.

민필리아: 이유는 나도 모르겠어요.

하지만 마치 누군가가 지켜주는 것만 같다고 할까요…….

민필리아: '초월하는 힘'은 그만큼 특별한 힘이에요.

야만신에 맞설 비장의 무기라고 했던 이유가 바로 그거죠.

산크레드: 이번 사건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이었어.

제7재해 이후로 야만족의 움직임이 바뀌고 있는 거야.

안 좋은 예감이 드는군.

민필리아: 아무튼 당신들이 무사해서 다행이에요!

민필리아: 사건의 배후에 대해서는 불멸대가 계속 수사를 할 거예요.

지금은 잠시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아요.

민필리아: 두 분 모두 고생이 많았어요!

푹 쉬세요.

민필리아: 그건 그렇고 야만신 '이프리트'를 쓰러뜨린 모험가라니…….

후후후.

곧 엄청난 소동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는데요?


산크레드: 민필리아는 일부러 말을 안 한 것 같은데…….

산크레드: 울다하는 야만신의 신도가 된 사람을

극비리에 '처분'하고 있어.

산크레드: 야만신 '이프리트'의 힘을 떨어뜨리기 위해

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…….

괴로운 현실이지.

산크레드: 더는 희생자가 늘지 않도록

'새벽의 혈맹'은 계속해서 활동해야 해.

앞으로도 잘 부탁한다.

산크레드: 그나저나 라우반 국장님께도

상당히 민폐를 끼쳐버렸네.

한번 인사하러 가야겠다.

산크레드: 루이수아 영감님은 돌아가셨어.

산크레드: 그 대신 내가 더 열심히…… 아니, 더 강해져야 해.

모두를 지킬 수 있도록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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