모모디: ……슬슬 일을 맡긴 사람이 올 때가 됐는데.
파파샨: 아이고야, 오늘도 덥구먼.
늘 마시던 걸로 한 잔 주게나.
모모디: 아, 파파샨 소장님.
마침 잘 오셨어요.
저번에 부탁하신 일을 맡아줄 모험가가 와줬어요.
파파샨: 어허,
당신이 소문으로 듣던 그 모험가님이십니까.
파파샨: 저는 은갑옷단 출신인 파파샨이라는 사람입니다.
일을 맡아주셔서 정말로 고맙군요.
모모디: 자, 그럼 소장님께서
이번 일에 대해 설명해주실래요?
파파샨: ……어험.
이번 일은 '아마지나 광산회사'에 있는 지인이 부탁한 건데
실은 쬐끔 위험한 일이라서 말이죠.
파파샨: 울다하와 가까운 '구리종 광산'에서
한창 재개발 중이던 맨 아래층에 거인족이 나타나서는
날뛰고 있다지 뭡니까.
파파샨: 그 거인족은 먼 옛날 손씨 왕조 울다하 시대에
봉인당한 '헤카톤케이레스족'일 겝니다.
파파샨: 아마 맨 아래층에 있던 거인족을 봉인한 바위에
구멍이 뚫린 것 같더군요…….
다들 이대로는 개발을 못 하겠다며 어떻게 좀 해달랍니다.
모모디: 손씨 왕조 울다하 시대라면
벌써 300년도 더 된 옛날 일이잖아요?
파파샨: 그렇지…….
파파샨: 손씨 왕조 시대의 울다하인은 주술을 건 금속 투구를
'헤카톤케이레스족'에게 씌워서, 그들을 조종하며
힘센 광부로 부려 먹었다고 합니다.
파파샨: 헌데, 주술에 문제가 있었는지 나중에 그들이 반란을 일으켰고
이에 당시 울다하 사람들은 맨 아래층 바닥을 무너뜨려서
그들을 가두는 식으로 반란을 진압했다더군요.
모모디: 그러고 보니, 재해 복구에 필요한 물량을 맞추려고
아마지나 광산회사가 지하 깊은 곳을 파내기로 했다는……
그런 기사를 전에 '미스릴 아이'에서 읽은 것 같아요.
모모디: 아, 알았다…….
그렇게 깊이 파내다가 맨 아래층에 있던 봉인을
실수로 뻥 뚫어버린 거구나.
모모디: 거인족들한테는 300년 만에 다시 일으킨 반란인 셈이네요.
세월을 뛰어넘은 반란이라…… 왠지 신기하네요!
파파샨: 모험가님!
'헤카톤케이레스족'의 반란을
꼭 좀 진압해 주십시오!
파파샨: 물론 위험한 일이라는 건 잘 압니다만
부디 맡아주시지 않겠습니까!
파파샨: 오오,
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!
모모디: '구리종 광산'은 서부 다날란에 있어.
조심해서 다녀와!
파파샨: 광산 앞에 아마지나 광산회사 사람이 와있을 겁니다.
자세한 이야기는 그 사람한테 물어보시면 됩니다.
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.
치장한 탁상지: 나는 '치장한 탁상지'라고 한다.
'아마지나 광산회사'에서 일하고 있지.
치장한 탁상지: '구리종 광산'에 나타난 '헤카톤케이레스족'을 진압하는
일을 맡아주었다는 모험가인가?
……음, 이거 고맙군.
치장한 탁상지: 원래 '구리종 광산' 재개발은
제7재해 복구에 필요한 물량을 맞추려고
시작한 일이다.
치장한 탁상지: 하지만 지금은 거인족 반란 때문에
하는 수 없이 개발에서 손을 놓고 있어.
치장한 탁상지: 이대로 개발이 계속 늦어지다가는
울다하 복구 계획 자체에 차질이 생길 거다.
어떻게든 그런 사태만은 피해야 해!
치장한 탁상지: 지금 '구리종 광산'은
아마지나 광산회사 자체 조직인 '쇠등불단'이 경비하고 있다.
광산 안으로 들어가려면 쇠등불단 사람한테 허가를 받으면 돼.
치장한 탁상지: 그대의 활약을 기대하겠다.
울다하의 미래가 그 두 어깨에 달려있다는 걸 명심하게.
치장한 탁상지: '구리종 광산'에 있는
'헤카톤케이레스족'을 진압해주게.
그대 활약을 기대하지, 모험가여.
열렬한 속삭임: 어휴, 마물인지 뭔지 성가셔 죽겠네.
이대로 가면 꼼짝없이 잘리게 생겼어!
술 취한 수사슴: 하는 수 없지, 새 일자리를 찾아야겠다.
어디 톡 치면 와르르 쏟아지는 광산 없나?
베베마이: 이 앞에 있는 '구리종 광산'은
아마지나 광산회사 소속 쇠등불단이 관할하는 구역이다.
자격이 없는 자를 들여보낼 순 없다.
알리안: 아까 '슬픔에 잠긴 곰'이라는 모험가와 그가 이끌었던 일행들의
시신을 옮겨왔어…….
그 사람, 아주 경험 많은 모험가였는데 말이야…….
알리안: 그 사람들은 당신이 모험가로서 지닌 가능성을 보고
조바심을 느낀 거야. 그래서 빨리 큰 공을 세우려고 서둘렀고
결국 그 조급함이 목숨을 잃는 실수로 이어진 거지…….
알리안: 할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셨어.
지나친 욕심은 자기 분수를 잊게 만든다고 말이야.
알리안: 돈과 명예를 목표로 삼는 건 멋진 일이야.
그렇지만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이루려다가
자기 솜씨를 과대평가하지 않도록 조심해.
이질도르: 이 늙은이도 오랜 세월을 모험가로 살았지만
어느 시대든 이것 하나는 변하지 않는다네.
이질도르: 모험가란 본디 '모험' 그 자체를 위해
도전하는 사람들이란 사실 말이지.
이질도르: 모험가는 모험을 통해 성장한다네.
겸손, 용기, 희생정신, 그리고 정의로운 마음.
이질도르: 이런 것들은 숫자로는 나타낼 수 없는 것이지.
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굳게 뿌리내려
'나'라는 존재를 키워준다네.
이질도르: 자네는 무언가 번뜩이는 게 있어.
부디 훌륭한 모험가가 되기를 바라네.
쇠등불단 위병: 여기는 아마지나 광산회사가 소유한 '구리종 광산'이다.
너 같은 모험가가 기웃거릴 데가 아냐.
쇠등불단 위병: ……뭐?
파파샨 소장님 부탁으로
'헤카톤케이레스족'을 진압하러 온 거라고?
쇠등불단 위병: 오오, 이렇게 빨리 와주다니!
고맙네, 어서 그들을 진압해주게.
쇠등불단 위병: 바깥 경비는 우리 '쇠등불단'한테 맡겨.
아무것도 모르고 기웃거리는 자들이 실수로 못 들어가게
단단히 지키고 있을 테니 말이야!
치장한 탁상지: 오오, 모험가여.
소식은 이미 들었네!
치장한 탁상지: '구리종 광산'을 반란에서 벗어나게 했다면서?
정말 잘했어, 덕분에 살았네!
이제야 개발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겠군.
치장한 탁상지: 파파샨 소장님한테는 내가 말씀드려놓지.
그대는 모모디 님께 보고하러 가게.
???: 꺄아아아아!
질 나쁜 장사꾼: 네 이 년!
네년이 우리 가게에서 음식을 훔쳤다는 건
다 알고 있어!
꾀죄죄한 여자: 아, 아니에요!
저는 그런 짓 한 적 없어요……!
꾀죄죄한 여자: 이건 제대로 돈 주고 산 거라고요!
질 나쁜 장사꾼: 닥쳐!
너처럼 가난한 난민한테 고기 살 돈이
대체 어디 있다고!
질 나쁜 장사꾼: 훔친 뒤쥐고기 당장 내놔!
질 나쁜 장사꾼: 아니면……
돈 말고 다른 걸로 값을 지불해도 상관없는데 말이지.
……어때?
꾀죄죄한 여자: 누, 누가 좀 도와주세요!
꾀죄죄한 여자: 제, 제발, 부탁이에요 모험가님!
저를 도와주세요!
꾀죄죄한 여자: 저는 아무 짓 안 했어요!
정말로 돈을 주고 산 거라고요!
질 나쁜 장사꾼: 뭐야?
너, 그 여자랑 한패냐!?
질 나쁜 장사꾼: 어떻든 상관없어.
얘들아, 쓴맛 좀 보여줘라!
건방진 경호원: 뭐, 뭐야! 이 자식 왜 이렇게 강해!?
제길, 튀자!
질 나쁜 장사꾼: 야 이놈들아, 거기 서!
이런 쓸모없는 놈들 같으니!
꾀죄죄한 여자: 고, 고맙습니다…….
모험가님 덕분에 살았어요…….
젊은 울다하 시민: 난민이 또 늘어난 것 같지 않아?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그래, 보나 마나 '재해 난민'이겠지.
젊은 울다하 시민: 제7재해, 그리고 지난번 전쟁으로
살 곳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거군…….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그냥 몇몇 사람만 그런 게 아니야.
재해 때문에 물자의 유통이 여기저기 끊긴 탓에
마을 하나가 통째로 난민화되는 일도 흔하다는군.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하긴 목숨이라도 붙어있으면 그나마 다행인지도 몰라.
먹을 게 없어서 주민이 모조리 굶어 죽은 마을도 많다니까…….
젊은 울다하 시민: 난민들이 변두리에서 도시 쪽으로
옮겨오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…….
젊은 울다하 시민: 울다하에서만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건가?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는군.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하지만 그중에서도 울다하는 물자가 풍부한 '상업 도시'니까,
입에 풀칠할 길은 있을 거라 짐작했는지도 모르지.
그래서 다른 데보다는 좀 많을지도 모르겠어.
젊은 울다하 시민: 치안이 나빠지지 않으면 좋겠는데.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그거야 '불멸대'를 경비로 돌리든가 하겠지.
젊은 울다하 시민: 총사령부까지 나서서 말인가?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라우반 님이 어떻게든 해주실 거야.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뭐, 무엇보다 나는 저 난민들이 자칫 폭동이라도
일으키진 않을까 두렵군. 난민 중에는
집도 없고 일거리도 없는 사람이 태반이니까 말이야.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금전제일주의가 판치는 울다하에서
저런 상황이 계속되면 무슨 생각을 품게 될지…….
젊은 울다하 시민: 이거 불안해서 어디 살겠나…….
초조해하는 울다하 시민: 물론 난민이라고 해서 다 나쁜 놈들인 건 아니야.
운 좋게 일거리를 찾은 녀석들은
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으니까.
목소리 큰 상인: 뒤쥐고기가 오늘만 특별 할인!
거기 가는 사모님 하나 어떠세요, 싸게 드릴게!
목소리 큰 상인: 네 감사합니다!
다음에 또 오십쇼!
젊은 울다하 시민: ……화려하게 복구되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
한편으로는 난민들이 늘어만 가니 이거 원.
젊은 울다하 시민: 에오르제아의 빛과 어둠이군…….
꾀죄죄한 여자: 저기요……?
질 나쁜 장사꾼: 뭐야!
해, 해 보자는 거냐!?
질 나쁜 장사꾼: ……뭐?
이 여자가 돈을 내고 사는 걸 봤다고!?
???: 맞아, 나도 똑똑히 봤어!
괜한 트집 잡지 말라고!
질 나쁜 장사꾼: 어, 어느 놈이야!?
질 나쁜 장사꾼: 쳇!
두고 보자!
꾀죄죄한 여자: 덕분에 살았어요.
정말 고맙습니다.
???: 또 한 건 해결하셨군요!
야슈톨라: 오랜만이에요.
야슈톨라: 당신이 림사 로민사를 떠난 이후의 행적을
한동안 지켜보고 있었어요.
야슈톨라: 사절로서 보여준 겸허한 몸가짐.
위험을 무릅쓰고 고난에 도전하는 용기.
야슈톨라: 대가를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희생정신.
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정의감.
야슈톨라: 어떤 면에서나 모험가로서 충분한 소질을 가졌더군요.
야슈톨라: 물론…… 조금 전 그 일은 굳이 말하자면
어쩌다 휘말린 거지만 말이죠.
야슈톨라: 그리고 당신이 지닌 능력인…… '초월하는 힘'.
당신이 지금껏 봐왔던 '환상'의 정체가
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?
야슈톨라: 저는 당신과 같은 힘을 가진 사람을 알아요.
그 사람과 함께 어떤 계획을 추진하고 있거든요.
그 계획을 위해 당신의 힘을 빌리고 싶어요.
야슈톨라: 당신이 힘을 빌려주신다면,
우리는 당신이 모험가로서 활약할 수 있도록
도움을 드릴 수 있어요.
야슈톨라: 이제 모험가 길드에 보고하러 가실 거죠?
모래늪에 있는 모모디 님한테 미리 이야기를 해놓았으니
관심이 있다면 그녀한테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.
야슈톨라: 저는 비밀조직 '새벽의 혈맹' 사람이에요.
정의의 사도 비슷한 거라고나 할까요?
모모디: 어머…… 또 다툼이 있었나 보네.
하지만 여기선 늘 있는 일이야.
울다하에서 잘 지내려면 넌 저렇게 되면 안 된다?
모모디: 앞으로도 열심히 해.
무슨 일 있으면 내가 얘기를 들어줄게.
모모디: ……인생 상담만 빼고 말이야.
연애 상담이라면 생각해볼게.
우후후.
모모디: 어머, 어서 와!
새내기 모험가가 등록하러 왔었거든.
혹시 오래 기다렸어?
모모디: 맞다, 아마지나 광산회사에서 연락이 왔더라!
정말 잘했어!
모모디: 역시 소문난 모험가답다니까.
듣던 대로 솜씨가 좋구나!
파파샨 소장님도 기뻐하시더라.
모모디: 너한테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.
이쪽으로 오렴.
에다: 아, 안녕하세요.
저는 에다라고 해요.
당신하고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어요.
에다: 저는 예전에 새내기 모험가들하고 모험을 하고 있었어요.
하지만 우리 중 대장이었던 에이비어는
그리다니아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죠…….
에다: 에이비어는 당신을 처음 보고 나서부터
줄곧 당신 이야기만 해댔어요.
……그 모험가 녀석은 틀림없이 크게 될 거라면서요.
에다: 사실 에이비어는 저랑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어요…….
그 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 저는 모험가를 그만두려고 했죠.
에다: ……하지만 그 사람이 말했던 것처럼
당신이 싸우는 모습을 보니까
저도 언젠가 당신 같은 모험가가 되어보고 싶더군요.
에다: 그래서 일단 고향으로 돌아간 다음
모험가 수련을 처음부터 다시 하기로 다짐했어요.
에다: 헤어지기 전에 성함을 여쭤봐도 될까요?
에다: Ortin.
멋진 이름이네요…….
고맙습니다.
에다: 제 이야기를 들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.
그럼 안녕히 계세요!
모모디: ……처음에는 모험가 길드 대표 역할 같은 건
귀찮아서 싫었는데 말이지,
지금은 하기를 잘한 것 같아.
모모디: 새내기 모험가와 베테랑 모험가…….
새로운 얼굴과 사라진 얼굴…….
그 사이에서 다양한 인생을 엿볼 수 있거든.
모모디: 그리고 Ortin.
이렇게 너랑 만나기도 했으니까!
모모디: ……응?
'새벽의 혈맹'?
모모디: 그래.
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구나…….
모모디: 관심이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줄래?
그들이 어디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알려줄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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