노르브란트로 건너온 자들


수정공: 이쪽의 상황은 파악했을 테니
이제 그대의 동료들에 대한 얘기를 해야겠군.
수정공: 일단 자리를 옮기자.
내 집무실은 크리스탈 타워 내부에 있어.
'위병단 경비'에게 말을 걸어 안으로 들어가자.
수정공: ……처음 듣는 이름인데.
그 사람이 이번 일과 무슨 관련이 있나?
수정공: 그랬군…….
하지만 이 탑 안에 그런 사람은 없었어.
미안하지만 지금은 우리의 목적에 집중하자.
위병단 경비: 수정공의 손님이시군요.
어서 들어가세요!


수정공: 여기가 내 집무실인…… '성견의 방'이다.
여기라면 주위를 신경 쓰지 않고 얘기할 수 있겠지.
수정공: 그대에게 해야 할 이야기가 많은데,
그 모든 건 나를 제외한 제1세계 사람들은 모르는 비밀이니
그것만 유념해 주었으면 하네.
수정공: 그럼…… 먼저
'새벽의 혈맹' 사람들의 행방에 대해 말하도록 하지.
수정공: 결론부터 말하자면 그들은 이곳에 와 있다.
수정공: ……하지만 최근에 온 건 아니야.
원초세계와 거울 세계는 시간의 흐름에 차이가 있거든.
수정공: 원초세계의 1시간이 제1세계에선 1년이 될 때도 있고,
그 반대일 때도 있다.
차이가 일정하지 않아서 예측조차 할 수 없어.
수정공: 그래도 최근에는 차이가 점점 좁혀지고 있으니,
당분간은 그 점에 대해서 염려하지 않아도 돼.
수정공: 하지만 그대의 동료들은……
산크레드가 이곳에 온 지는 5년이고,
야슈톨라와 위리앙제는 3년이 되었지.
수정공: 가장 최근에 온 알피노와 알리제도
벌써 1년 가까이 제1세계에서 지내고 있다.
수정공: ……원래는 그대만 소환할 계획이었지만
세계를 넘나드는 소환술이 너무나 어려웠던 터라
그대와 가까운 동료들까지 불러오고 말았어.
수정공: 예상치 못했던 불완전한 소환으로 인해
그들은 지금 '보고 만질 수 있는 유령' 같은 상태다.
수정공: 그대는 어느 정도 자유롭게 두 세계를 오갈 수 있지만
그들은 스스로의 힘으로 원래 세계로 돌아갈 수도 없어…….
수정공: ……처음엔 나도 그들도
그들을 귀환시킬 방법을 최우선으로 찾으려 했다.
수정공: 하지만 좀처럼 쉽지 않더군.
그러다 위리앙제가 자신이 소환될 때 지나온 차원의 틈에서
'어떤 광경'을 봤다고 털어놓으면서 상황이 달라졌다.
수정공: 차원의 틈에서는 공간과 시간, 모든 것이 뒤섞여서 존재하는데
위리앙제는 그곳에서…… 미래를 봤다더군.
수정공: 그가 말하길, 원초세계와 제1세계는 통합될 것이고,
수정공: 그와 동시에 원초세계에서 '제8재해'가 일어나
수많은 희생자가 발생할 것이며……
수정공: 그 희생자 중에 '새벽'의 영웅……
그대도 포함되어 있다고 했다.
수정공: 사태가 심각하다고 판단한 그들은
세계의 통합을  제1세계 쪽에서 막을 방법은 없을지
검토하기 시작했다.
수정공: ……영혼은 원초세계에 없었어도
그들은 그 세계와 자네를 위해 계속 싸우고 있었던 거지.
수정공: 그 결과, 제1세계를 위험에 빠뜨리고 있는 죄식자…….
그 존재의 위협을 없앤다면
세계의 통합…… 즉, 재해를 막을 가능성이 있다는 걸 알아냈다.
수정공: 그 원리는 지금 내가 설명한다고 해도
쉽게 믿기 어려울 것이다.
수정공: 그러니 일단 각지에서 활동 중인 동료들을 만나서
그들에게 이야기를 들어보는 게 좋을 것 같군.
수정공: 물론 그들을 만나는 건 내가 도울 테니
함께 싸울지 말지는 그 다음에 결정해도 된다.
수정공: 그들을 원래 세계로 돌려보낼 방법도
언젠가 반드시 알아내겠다고 약속하마.
수정공: 그러니 일단 지금은…… 조금이라도 좋으니 날 믿어주지 않겠나?
수정공: 고맙다…….
그 믿음을 저버리지 않기 위해 최선을 다하도록 하지.
수정공: 자, 그렇다면……
동료를 만나러 가려면 여행 준비가 필요하겠지?
수정공: 저쪽 세계에서 넘어오느라 많이 피곤할 거야.
방을 마련해줄 테니 좀 쉬는 것이 좋겠군.
……안내해주지.

수정공: 그럼 그대의 방 말인데……
크리스타리움에 있는 몇몇 거주지 가운데,
아마 '펜던트 거주관'에 적당한 곳이 있을 거야.
수정공: 그곳에 가려면 시장 근처를 지나가야 하니
만약에 대비해 그곳도 다시 소개해주겠다.
……이쪽으로.
수정공: 여기가 크리스타리움 상업의 중심지,
'우주의 화음 시장'이다.
여행 준비를 할 때는 이곳을 이용하도록 해.
수정공: ……아, 돈은 걱정하지 않아도 돼.
그대가 갖고 있는 동전도 사용할 수 있을 테니까.
수정공: 여기서도 '빛의 범람' 이전에는
대국에서 발행한 화폐가 유통됐었지만……
범람 이후에는 워낙 혼란스러워서 말이지.
수정공: 결국, 동전의 금속 가치를 가격으로 매기는
간단한 방법을 쓰기로 했지.
수정공: 크리스탈 타워 내부에서 발견된
알라그 문명의 화폐를 참고해서,
이 도시의 화폐 단위를 '길'로 정했다.
수정공: 이 화폐 단위는
우리의 상업 활동과 함께 각지로 퍼져 나가고 있지.
수정공: 야슈톨라 말로는 원초세계에서 사용되는 동전은
여기서도 가치가 거의 비슷하다더군.
수정공: 그 밖에도 탑 내부에서 발견된 물건들은
우리 생활에 많은 도움이 되고 있어…….
수정공: 어쩌면 그대에게도 익숙한 물건이 있을지 모르지.
수정공: 하지만 여기서 모든 걸 처음부터 구하기는 힘들 거다…….
원초세계에서 물건을 가져올 수 있으면 좋을 텐데…… 흐음…….
수정공: "나의 친구여, 거기 있나?"
???: 그럼, 그럼! 물론이지!
오늘은 어떤 재미있는 용건일까?
수정공: 안녕, 페오 울.
넌 가장 뛰어난 픽시니까 특별히 부탁할 게 있어.
수정공: 이 사람은 멀리서 온 나의 친구다.
수정공: 이 친구의 고향과 이곳 사이에 물건을 주고받고 싶은데
네 힘을 빌릴 수 있을까?
페오 울: 어머!
넌 세계의 경계 너머에서 왔구나!?
페오 울: 어쩜~ 너무 재미있다!
용감하고 무모한 사람! 우리에겐 없는 마음을 가진 사람!
페오 울: 그래그래, 좋고말고!
나와 계약을 맺으면 내가 도와줄게.
페오 울: 그런데 너 말이야.
세계의 경계에서 넘어올 때 옷이나 손톱을 잃어버리지는 않았지?
페오 울: 완벽해!
그건 곧 너의 물건이 너처럼
경계를 넘어올 수 있단 뜻이거든.
페오 울: 그러니까 이제부터 난 너의 "아름다운 가지"고,
넌 나의 "귀여운 어린나무"야.
우린 단단하게 이어질 거야!
페오 울: 이제…… 손을 내밀어 줄래?
페오 울: 좋아, 끝났어!
앞으로 잘 부탁해, 나의 어린나무.
페오 울: 자, 그럼! 아무거나 얼른 부탁해 봐!
나, 경계 너머에 가 보고 싶어!
수정공: 그럼 저쪽 세계에서 그대를 기다리고 있는 자들에게
일단 무사하다는 소식을 전하면 어떨까?
페오 울: 알겠어!
그럼 잠깐 갔다 올게!
수정공: 페오 울은 픽시족일세.
마법 생물에 가까운 종족이지.
수정공: 픽시족은 대체로 인간이 사는 도시에 잘 나타나지 않는데
페오 울은 유독 호기심이 왕성해서인지
크리스타리움이 마음에 들었나 보더군.
수정공: 자, 이제 정말로 그대가 지낼 방으로 안내하지.

수정공: 아, 그래, 안 그래도 방금 방을 확인했어.
그대가 지낼 방이 있다고 하니까
앞으로는 그곳을 사적인 공간으로 마음껏 이용해도 좋다.
수정공: 관리인이 방으로 안내해 줄 거다.
잠시 쉬고, 여행 준비도 하도록 해.
그리고 나서 아까 그 '성견의 방'에서 다시 만나자.
수정공: 그럼 난 이만…………
수정공: …………Artan.
이쪽으로 와 줘서 정말로 고맙다.
밤은 오지 않겠지만 그대에게는 안식이 찾아오기를 바라마.
펜던트 거주관 관리인: 반갑습니다.
저는 이곳 펜던트 거주관 관리인입니다.
펜던트 거주관 관리인: 방은 바로 준비해 드리겠습니다.
곧바로 휴식을 취하시겠습니까?
???: ……너……는………….
???: 너는 원초세계의 빛의 전사……!?
어떻게 여기에……!
???: 헛……?
내 목소리가 들리는 건가!?
???: 말도 안 돼…… 어떻게 이런 일이…….
???: 어둠의 전사……
그래, 그쪽 세계에서는 그렇게 불렀지.
아르버트: 내 진짜 이름은 아르버트.
원초세계에서 쓰던 이름과 발음은 거의 비슷하다.
아르버트: ……과거에 나와 동료들은
이 세계에 '빛의 범람'을 일으킨 원인을 만들고 말았다.
아르버트: 이대로 모든 것이 '무'로 돌아갈 바에는 차라리……
그런 심정으로 아씨엔을 따라 원초세계로 건너가
세계의 통합을 도우려 했다.
아르버트: 그러다 너희에게 패배하고 말았지.
하지만 빛의 무녀…… 민필리아를 만나
우리의 혼은 이쪽 세계로 돌아올 수 있었다.
아르버트: 돌아왔을 때는 이미, '빛의 범람'이
노르브란트를 집어삼키려 하던 바로 그때더군.
아르버트: 민필리아와 내 동료들의 혼은
그걸 막기 위해 혼신의 힘을 다했고…… 결국엔 모두 사라졌다.
나만 남기고 말이야…….
아르버트: 이봐, 지금은 어느 시대지……?
'빛의 범람' 이후로 얼마나 시간이 흘렀지?
아르버트: 100년이라…….
그래…… 벌써 그렇게…….
아르버트: 난 이제 아무것도 만질 수가 없어.
아무도 내 모습을 볼 수 없고
아무리 소리를 질러도 그 누구도 들을 수 없지.
아르버트: 그저 떠돌아다니는 망령 신세일 뿐.
아르버트: 오랫동안 계속해서 걷기만 한 것 같은데……
어느샌가 자신의 모습조차 잃고, 의식도 희미해졌다.
아르버트: 그러더니 조금 전에 갑자기 앞이 보이기 시작하더군.
뭔가에 이끌리는 느낌에, 정신을 차려보니 여기였어.
아르버트: 어째서 너는 나를 볼 수 있지?
아니, 애초에 네가 왜 여기 있는 거지……?
아르버트: 제1세계를 구하기 위해 네가 소환되었단 말인가…….

아르버트: 멍청하군…… 세계를 구하는 것도 불가능하지만
세계를 구하려는 녀석은 더욱 구제불능이다.
아르버트: 적어도 나는 이미…….
그렇게 헤매다 보니 싸우던 이유조차 잊었어…….
자세한 내용은 공식 홈페이지를 확인해 주세요!
아르버트: 하지만 이렇게 널 만난 것도
너에게만 내 모습이 보이는 것도
이유는 모르겠지만…… 무언가 의미가 있을지도 모르겠군.
아르버트: 난, 내가 남겨진 의미를 알고 싶어……
이번에야말로 반드시 여정을 끝내고 싶다.
아르버트: 너의 싸움을 당분간 지켜보도록 하지.
아르버트: 부디 조심해라.
……이 세계는 더 이상 영웅이 있을 곳이 아니야.

위병단 경비: Artan 공, 말씀은 들었습니다!
안으로 들어가시겠습니까?
수정공: 방은 어땠나?
푹 쉴 수 있었나……?
수정공: 그렇다면 다행이군.
불편한 점이 있으면 언제든 말하게.
수정공: 자…… 그럼 이제
'새벽'의 동료들이 현재 어디에 있는지 설명하지.
수정공: 이건 '빛의 범람'을 피해 살아남은 지역……
노르브란트의 임시 지도다.
수정공: 이 부근이 크리스타리움이 있는
'레이크랜드'라고 불리는 곳이다.
수정공: 북쪽엔 요정의 땅 '일 메그'가 있고
지금 위리앙제가 이곳에 있지.
수정공: 동쪽은 과거에 번성했던 '라케티카 대삼림'인데
여긴 야슈톨라의 거점이다.
수정공: ……하지만 이 지역들은 들어가기 전에 조금 준비가 필요해.
수정공: 일단 알피노와 알리제부터 만나 보는 게 좋을 것 같군.
크리스타리움에서 날짐승을 타고 바로 갈 수 있는 곳에 있거든.
수정공: 알피노가 있는 곳은 서쪽 바다의 '콜루시아 섬'이다.
귀족과 부호들이 모여 사는 대도시 '율모어'가 있는 곳이지.
수정공: 알피노는 세계를 구하기 위한 첫 걸음으로
먼저 주민들을 이해하고 인맥을 쌓는 길을 택했다.
지금은 거기서 정보를 수집하는 중이라는군.
수정공: 그리고 알리제가 있는 곳은
남쪽에 펼쳐진 메마른 땅 '아므 아랭'.
수정공: 여긴 '빛의 범람'으로 인해 '무'로 돌아간 대지와의 경계지역이다.
인간이 존재할 수 있는 한계 지역이라
죄식자와 전투도 자주 일어나는 곳이지.
수정공: 알리제는 오빠와는 달리 먼저 적부터 파악해야 한다더군.
그래서 스스로 단련도 할 겸, 그곳 사람들을 돕고 있다.
수정공: 알피노가 있는 '콜루시아 섬'과
알리제가 있는 '아므 아랭'.
어느 쪽을 먼저 가든 상관은 없다.
수정공: 어디로 갈지 정한 후에 내게 말해주면
바로 갈 수 있도록 준비하도록 하지.
수정공: 아, 그리고 산크레드는……
어떤 사람과 함께
죄식자를 사냥하며 다니고 있다…… 정도로만 말해 두지.
수정공: 당장 만나기는 어렵겠지만
때가 되면 반드시 만날 수 있을 거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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